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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보물산'에서 찾은 보물
  • 입상자명 : 한지민
  • 입상회차 : 15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지민아, 산에 가자.”
토요일 아침, 달콤한 잠에 빠져 있는 나를 깨우는 할아버지의 목소리.
“조금만 더 잘래요. 아웅 졸려.”
“산에 가서 운동하고 깨끗한 물도 떠 오고 그래야 건강해지는 거야. 자, 얼른 일어나야지.”
할아버지가 간지럼을 태우고 이불을 끌어당기시는 바람에 간신히 눈을 비비며 일어나 준비를 했다. 시원한 물병과 수건은 내가 챙기고, 할아버지는 깨끗한 약수를 받아 올 물통을 배낭에 넣고 함께 집을 나섰다.
우리 아파트 가까이에 ‘보문산’이 있다. 집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보문산에 올라가는 입구가 나오는데, 산으로 직접 올라가는 지름길지만 가파르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조금 더 돌아가는 길인 보리밥 식당 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신다.
상쾌한 토요일 아침, 할아버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올라가는 산길은 참 평화롭고 따뜻하다.
“할아버지, ‘보문산’이란 이름이 꼭 보물산 같지 않아요? 보물섬이 있듯이 보물산도 있으면 좋잖아요?”
할아버지는 나를 인자한 눈길로 바라보시며 보문산의 전설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원래는 보물주머니가 묻혀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보물산’으로 불리다가 ‘보문산’이라는 이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우와, 진짜 보물산 맞네. 그럼 여기 어딘가에 보물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신기하고 재밌어요.”
“한번 진짜 캐볼까?”
“네, 좋아요.”
나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산을 올라갔다. 할아버지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보물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약수터에 도착했다. 할아버지는 물통을 깨끗이 닦고 약수를 담았다. 나는 그동안 약수터 앞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타며 산을 한번 쭉 둘러보았다. 산 어딘가에 살고 있는 귀여운 다람쥐와 약수를 뜨고 배드민턴을 치러 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산은 참 편안하고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산이랑 많이 닮았다. 나무가 울창한 숲을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내어주는 산처럼 할아버지도 나와 누나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아껴 주신다. 직장 다니는 부모님을 대신하여 아침저녁으로 나와 누나를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돌봐 주셔서 학교 끝나고 집에 올 때 한 번도 외롭지 않았다. 그리고 비가 세차게 오고 천둥번개가 칠 때에도 할아버지와 함께 이불을 덮고 누워 있으면 하나도 무섭지 않다. 약수터에 벌이 있어서 조금 무서웠지만 듬직한 할아버지의 등을 보니 괜찮아졌다.
약수를 모두 물통에 담은 후에 할아버지와 함께 사정공원으로 갔다. 가는 길에 흔들다리가 있었다. 나는 흔들다리가 부서질까봐 무서워 할아버지의 손을 꽉 잡았다.
“사내 녀석이 참!”
할아버지가 너털웃음을 지으셨다. 무서운 흔들다리를 건너고 나니 아이들의 목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들과 산에 놀러 온 아이들이 많은 모양이다. 할아버지와 함께 술래잡기도 하고 할아버지와 물가에 발을 담구며 수다를 떨었다.
할아버지와 재미있게 놀고 산을 내려오면서 ‘보물산’의 보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보물이라면 값이 비싼 보석이나 누군가에게 엄청 귀중하고 소중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게 있었다. 바로 할아버지와 산에 온 이 아름다운 추억이 나에게 엄청 귀중한 보물이라는 것이다. 할아버지의 말씀, 사랑, 따뜻한 눈빛, 약수 뜨시던 뒷모습, 보살핌 등 할아버지가 나에게 준 것은 물질이 아닌 추억이라는 큰 보물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나중에 내가 커서 산에 왔을 때 할아버지와 산에 왔던 아름다운 추억이 잊혀 지지 않고 많이 생각날 것 같다. 나는 오늘 ‘보물산’에서 정말 크고 값진 보물을 캤다.
나는 이 보문산에 갔다 오면서 할아버지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그리고 가족 간에 추억이 가장 큰 보물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해 ‘보물산’이라는 이름 대신 ‘보문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 같아 안타깝다. 앞으로 가족 간에 사랑이 가장 큰 보물이라는 걸 산에 온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보문산이 ‘보물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부활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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