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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청옥산에서 배운 삶의 여유로움
  • 입상자명 : 김소현
  • 입상회차 : 14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점수가 이게 머니! 내가 못산다 못살어..”
나름 열심히 준비했던 시험을 망치고 엄마와 저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멘붕
이 되었습니다. 엄마는 엄마대로 저에게 실망하고 저는 저대로 열심히 한 결
과가 좋지 않아 기운이 빠져 있을 무렵 보다못한 아빠는 시험도 다 잊고 오
래간만에 가족끼리 캠핑을 가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아빠는 소방관이라 여름
동안 광안리 바닷가에서 근무를 하셔야 해서 5달동안 가족여행조차 가지 못
해서 동생도 저도 불만이던 차에 시험결과를 핑계로 가게 된 것입니다.

엄마는 짐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잠자리도 불편하다며 캠핑을 싫어라 하
셨지만 이번만큼은 제 기분도 돋아주고 넉달 동안 지루해한 동생을 위해 그
리고 열심히 근무하신 아빠의 힐링을 위해 청옥산행을 반기셨습니다. 근처
오토캠핑장이나 바닷가로의 캠핑은 자주 갔지만 휴양림은 자리를 구하는 것
이 하늘의 별따기라 반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여행가기 이
틀전에 자리가 나 부랴부랴 온가족이 나서 짐을 챙겨 청옥산으로의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청옥산까진 정말 긴 여정이었지만 도착하고 보니 그래 이 맛에
오는거야를 온 가족이 외치게 되었습니다. 산으로 점점 들어설수록 여름은
지났지만 여전히 무더운 9월의 날씨속에 산내음은 진동을 하고 공기가 달라
져 와 진짜 우리가 휴양림에 왔구나 진짜 힐링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
로 들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열심히 짐정리를 하시는 동안 저와 동생은 캠핑
장 근처 놀이터와 출렁다리를 보러 길을 나섰습니다. 처음의 목적은 놀이터
였지만 산속을 거닐수록 놀이터보단 산 그 자체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도
시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청솔모들이 귀여운 코를 찡긋거리며 저와 동생을
반겨주었고 이름모를 아리따운 꽃들과 풀들이 향내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점점 깊이 들어갈수록 서늘해지는 산 속에서 9월의 늦더위도, 시험을 망쳤
다는 스트레스도 어느덧 잊게 되었습니다. 원래 가고자 했던 놀이터는 어느
새 잊어 버리고 동생과 저는 움푹 패인 돌을 그릇 삼아 풀과 꽃을 밥과 반
찬 삼아 엄마 아빠 놀이를 시작했고 예전 사이좋았던 누나와 동생 사이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흔들거리는 출렁다리에서도 저희
는 그 다리를 지나면 외국의 왕과 왕비가 된다는 말도 안되는 놀이를 하면
서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시험 스트레스에 몸도 마음도 피곤해 있던 저에게 청옥산은 그냥
향기만 내어주고 꽃, 나무, 풀, 청솔모 숲속 친구들만 보여주었을 뿐인데 일
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었고 저에게 마음의 안정과 기쁨을 찾아 주었습니다.
괜히 제가 더 노력하지 않아 못친 시험의 스트레스를 동생에게 짜증으로 풀
고 있었는데 산속에서 오랜만에 학원도 가지 않고 공부한다고 시간 없다며
동생과 놀지 않다가 간만에 함께 어울려 놀다보니 동생과의 사이도 돈독해
졌습니다. 출렁다리를 찾으러 점점 깊이 들어가고 올라갈수록 예전과 같으면
경쟁심에 더 빨리 내가 먼저 갈거야를 외쳤을텐데 이번만큼은 청옥산의 공
기와 흙냄새를 천천히 음미하고 발걸음 가는대로 이꽃, 저풀을 만져보고 기
웃거리며 시간에 ?기지 않고 여유롭게 산을 거늘며 제 자신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모닥불을 피워놓고 모든 가족이 조용히 앉아 있던 시간...
아무런 조건없이 나를 조용히 반겨주고 보듬어 주었던 청옥산처럼 제 자신
도 이날만큼은 모든 일에 유난 떨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어보았습니다. 이 산을 나서면 또다시 경쟁하고 시
간에 쫓기는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제 자신이 힘들 때마다 청옥산에서 배
운 여유로움을 잊지 않고 좀 더 성숙한 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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